잡다한 일기

어금니 크랙 발생, 치료 후기

구름구름정풀 2021. 5. 1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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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래전, 거의 5년 된 것 같다.
중국집 짬뽕 먹다가 손질 안된 홍합의 털을 씹고 어금니가 삐끗하더니, 표면에 크랙이 갔고, 크랙이 전파되면서 신경에도 자극이 가서 욱신욱신 하는 증상이었다.

가끔다가 음식 잘못 씹으면 욱신 거렸다. 그러다 이렇게 많이 시간이 지나니까, 증상이 심해져 정말 그쪽으로 씹기 무섭고 싫어졌다. 그래서 이제 진짜 치료를 해야겠다 싶었다.

나의 지난 5년간 치과 탐방기:

1. 처음 치과를 갔을때,
그 증상이 있고난 후 몇 주일쯤 뒤에 치과를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그쪽으로 씹지 말았어야 한다고 하셨다.

근데 나는 또 너무 안쓰면 안될까봐 그쪽은 많이 씹은 상태였다. (왼쪽 어금니)

미세한 크랙이여서 아마 안씹었으면 회복 될 수도 있었을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치료하기에는 크랙부위가 안보여서 치료는 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냥 더 심해지면 오라고 했다.

2. 그리고 또 몇 달 뒤 이번엔 다른 병원을 갔다.
거기서도 어딘가 크랙이 난 것 같은데 안보인다고 심해지면 오라고 했다. 나는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 병원에 갔지만 아직 보이지는 않는 상태였다.

3. 그리고 또 다른 병원... 몇년 후.
여기에서는 이제 크랙이 보이기 시작했나보다.
지금으로부터 1년반전 쯤 인 것 같다! 근데 이상한게 나는 이때까지 내 통증이 맨뒤에서 2번째 치아인 줄 느끼고 있었다.

근데 이 의사 선생님 말로는 맨 뒤 치아라고 하셨다. 원래 사람들이 잘 구분 못할 때가 있다고.

그래서 이때 좀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 선생님은 어쨌든 지금 잘 모르겠으면 자기도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하셨다. 자기가 보기엔 맨뒤 어금니인데 나는 아닌것 같다라고 하니... 괜히 엉뚱한 치아 치료가 될수도 있어서 그럼 지켜보자고 했다.

그리고 이번에 치료를 하게 되면 치아가 욱신거리고, 신경이 아픈 거니깐 이거는 신경치료 하고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했다.
크라운 씌워도 안쪽으로 나중에 크랙이 전파될 수 있으니 먼 훗날 약 10년 이후~에는 임플란트도 할 수도 있다는걸 감안 하라고 하셨다.

그 이후 정말 맨 뒤쪽 치아인가? 라는걸 생각하면서 살다보니 나도 이제 맨 뒤의 치아가 문제구나 라는걸 알게 됐다. 생각없이 맨 뒤쪽으로 딱딱한거나 질감이 여러가지가 섞인 음식을 씹으면 욱신 하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일부러 맨뒤로 보내지 않고 그쪽은 약간 송곳니와 그 주변 측면 쪽으로 씹으면 아프지 않은걸 알 수 있었다.

4. 그리고 지난주에 치과를 찾아갔다.
이제는 너무 심해진 것 같아서, 치료를 꼭 해야할 것 같았다.

수소문을 해서 좋다는 치과를 찾아갔고 결국엔 2번으로 갔던 치과로 가게 되었다...(지인이 그래도 여기가 비싸지만 괜찮다 하셔서)

결론은 진짜 잘한 선택이었다!! 몇년전 봐주신 그 선생님은 아니셨고 다른 원장님이셨는데,
여기 의사 선생님은 신경을 죽이지 말자고 하셨다.

맨 뒤 치아에 크랙이 많이 이제 전파된게 보이지만, 아직은 젊기 때문에 혹시라도 재생 될 수도 있다고.
신경을 죽여버리면 그 치아는 이제 끝, 사망처리 시킨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래도 나중에 진짜 아니다 싶어서 치료를 하더라도 지금은 살리는 방향으로 가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다행이 X-ray 상으로는 심한 크랙은 아니었나보다. 안쪽으로 많이 전파된 상황은 아니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진짜 이 치과 잘 찾아왔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좀 아프다고 신경 치료 하자고 안하셔서 너무 좋았다.

그렇게 상담을 하고 오늘 그 치과에 다시가서 본격치료를 했다.

나의 치료 방향은, 신경은 살려 둔 채로 크랙이 있는 표면을 다 갈아 내고 크라운을 씌우는 것!
(금으로 할지, 도자기로 할지 설명을 듣고 나는 도자기 크라운으로 하기로 했다. 재질은 금이 더 좋지만 미관상 금은 너무너무 보기 싫기 때문에)

선생님이 신경을 죽일지 말지는 플라스틱 임시 크라운으로 2주 정도 생활 해보고 판단하자고 하셨다. 이정도 깎고 임시 크라운 했을때 지낼만하면 이상태로 지르코니아 크라운 하는거고, 아프면 그때 가서 신경 치료를 하고 씌우는 방향으로.

그래서 오늘 그 임시 플라스틱 크라운을 씌우고 왔다.
오늘 나의 역대급 치과 진료 시간이었다. 무려 1시간 45분이나 걸렸다. 치아 갈아내는 데만 거의 1시간 걸린 것 같다. 그리고 크라운 맞는지 계속 소재 깎으시고.

마취는 거의 저녁이 되어야 완전히 풀린 것 같았다. 간호사 선생님이 좀 시릴 수 있다고 해서 오늘은 조심조심 먹고 있다.

그래서 2주 후 다시 본격 크라운 씌우러 가기로 했다.

우선 오늘은 세게 씹으면 아플 것 같아서 (약간 무서운 쎄한 느낌이 있긴 있다.) 아주 천천히 씹어 먹었다.
제발 심해지지 않고 정말 기적처럼 좋아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딱딱한 음식, 씨앗 종류 정말 피하고
부드러운 것 위주로만 먹어야 겠다.

처음에는 내 이를 이렇게 만든 그 짬뽕집이 너무너무 원망스러웠다. 근데 이렇게 뭔가 잃어 봐야지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지, 그 짬뽕집 아니었어도 나는 내 이는 튼튼해 하면서 언제 어디선가 다쳤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이번 기회에 내가 정착할 치과도 정했다.
이래저래 느낀게 많은 이번 치과 치료. 이제 정말 치아 소중히 여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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